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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회장 돌아왔다”… 주진우, 76세에 사조산업 복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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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6-01 13: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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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PREMIUM=기획팀 ]

“왕 회장 돌아왔다”…

주진우, 76세에 사조산업 복귀한 이유

2년 연속 적자에 위기감…주지홍 승계 위한 ‘구원투수’ 등판


국내 수산·식품 그룹의 한 축인 사조그룹의 창업주이자 총수, 주진우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올해 76세,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20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복귀다. 배경은 간단하지 않다. 그룹의 모태기업이자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사조산업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가운데, 장남 주지홍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승계 정당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4일, 사조산업은 이사회를 통해 기존 이창주·김치곤 각자 대표 체제를 주진우·김치곤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주 회장이 직접 등기이사 겸 대표로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결정을 ‘실적 반등을 위한 책임경영 선언이자, 후계 구도를 다듬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해석한다.사조그룹 오너가 주진우 회장(사진 왼쪽)과 장남 주지홍 부회장(오른쪽). 사진=사조그룹

“실적 없다”…주지홍 체제의 성적표는 낙제점

주지홍 부회장은 2011년 그룹에 합류해 식품사업을 총괄하며 차근차근 승계 기반을 다져왔다. 연세대, 일리노이대 석사, 미시간대 MBA 등 글로벌 스펙에 컨설팅 경력을 갖춘 그는, 사조해표를 중심으로 식품 계열 확장을 주도했고, 2022년부터는 그룹의 부회장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섰다.

그러나 성과는 실망스러웠다. 핵심 계열사 사조산업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6352억 원, 영업손실 93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수입원인 원양어업의 수익성 악화, 참치 원어 가격 하락,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수요 위축 등 대외 악재가 겹쳤지만, 동종업체 동원산업이 같은 해 영업이익 1286억 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일가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특히 주 부회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사조시스템즈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 수익을 낸 후, 그 자금으로 사조산업 주식을 매입했다는 ‘편법 승계’ 의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액주주들 역시 주가 부양을 위한 배당 확대, 액면분할 요구를 지속해왔으나 그룹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도적 주가 관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책임지겠다”…왕회장의 귀환

이런 비판 속에서 주지홍 부회장이 대표직까지 맡기엔 부담이 컸다. 경영 성과가 더 악화될 경우, ‘무능과 편법의 2중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진우 회장이 복귀를 결심했다.

주 회장의 등판은 단순한 회장 명의의 권위 복원이 아니다. 2년 연속 적자, 소액주주 반발, 승계 정당성 논란 등 삼중고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칼을 빼든 셈이다. 그룹 내 가장 중요한 캐시카우인 사조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놔야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는 지배구조상으로도 중요하다. 사조산업은 사조시스템즈와 함께 사조그룹을 지탱하는 쌍두마차이자,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이곳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 회장은 이번 복귀로 실적 반등을 이뤄야 하고, 동시에 소액주주와 시장의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특히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같은 ‘투자자 친화적 조치’ 없이 승계 완성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승계냐, 반전이냐…사조그룹의 중대한 갈림길

사조그룹의 향방은 이번 ‘왕 회장의 귀환’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달렸다. 실적 회복과 함께, 오너일가의 지배 논란을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주지홍 부회장은 비교적 순조롭게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조산업의 실적 회복이 실패하거나,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오히려 주 부회장의 승계 명분은 더 약화될 수 있다. 이 경우 그룹은 내부적으로도 다시 리더십 공백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복귀는 사조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내부 카드’에 가깝다”며 “주진우 회장의 카리스마로 위기를 일단 넘기고, 후계 구도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건 더 이상 ‘성’이 아니라 ‘성과’”라고 지적했다.

지금 사조그룹은 단지 오너 일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 수산·식품기업의 생존과 미래전략을 시험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76세 ‘왕 회장’의 귀환은 과연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성과’가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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