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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각, 이제는 고차방정식 풀기”…새 주인 찾기, 돈·노조·구조조정 ‘삼중 난제’
  • 프로필이미지 박정석 기자
  • 등록 2025-07-06 23: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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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PREMIUM=박정석 기자]

“홈플러스 매각, 

이제는 고차방정식 풀기”…새 주인 찾기, 돈·노조·구조조정 ‘삼중 난제’
티저레터는 끝났지만 딜은 미궁…스토킹 호스 방식 M&A, 누가 먼저 손 들까


국내 유통공룡들의 계산기 두드리기…홈플러스, 청산가치 3.7조의 무게
차입금만 5조 원 넘는 ‘유통 공룡’…이마트·쿠팡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이유


티저레터는 거의 다 썼지만, 응답자는 없다.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지만, 정작 이 ‘유통 공룡’을 데려갈 새 주인을 찾는 일은 고차방정식을 푸는 일처럼 복잡하다. 수조 원의 부채, 강성 노조, 그리고 쇠락해가는 오프라인 유통의 구조적 위기까지… 어느 하나 만만치 않은 숙제다.

홈플러스의 매각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공식화되면서, 본격적인 인수전의 문이 열렸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현재 인수 희망 기업에 보낼 티저레터 제작을 마무리 중이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마케팅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 방식의 회생 M&A를 공식 인가했고, 이제 남은 것은 '조건부 수의계약자'를 선점하고 본입찰 경쟁을 유도하는 고도의 거래 전략이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은 기업 M&A에서 잠재적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한 ‘방어형 구조’다. 사전 계약을 체결한 수의계약자를 기준으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나타날 경우, 수의계약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경쟁을 유도하는 절차다. 홈플러스의 경우도 이 구조를 적용해 시장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이 복잡한 M&A 방정식에 해답을 줄 ‘새 주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물밑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 한화, GS, 농협, 이마트, 쿠팡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이들 중 누구도 공식적으로 손을 들진 않았다.

문제는 구조적 리스크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가 2015년 인수했을 당시부터 이미 약 4.5조 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안고 있었다. MBK는 인수 후 일부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쿠팡발 유통시장 지각변동으로 현금흐름 창출이 원활치 않았다.

현재도 메리츠증권 차입 1.2조 원, 기타 금융차입금·사채 포함 총 2조 원 이상, 여기에 3.4조 원 규모의 리스부채까지 포함하면 부채 총액은 5.4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MBK가 자산 유동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개선을 시도했지만, 실질적 부채는 큰 폭으로 줄지 않았다.

청산가치 문제도 난제다.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을 인수하려면 원칙적으로 청산가치(3.7조 원)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채권 승계를 조건으로 청산가치보다 낮은 인수도 가능하지만, 이는 상당한 법적·재무적 판단을 요구하는 고난도 거래다. 즉, 딜의 구조 설계가 인수 성사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복합적인 퍼즐로 작동하고 있다.

노조 리스크 또한 주요 변수다. 홈플러스 노조는 강성 노조로 분류되며, 인수 이후 인건비 구조 개편, 점포 통폐합, 구조조정 등 민감한 사안에서 기업 자율성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사모펀드나 대기업 입장에서 이는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의 딜 구조가 유통업계 전반에 미치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부진과 구조 재편이라는 대세 속에서, 홈플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되고 누가 이를 품을지가 향후 유통산업 M&A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청산가치와 부채, 노조 이슈를 고려하면, 국내 기업보다는 글로벌 PEF나 대형 리츠 운용사, 혹은 오프라인 점포 활용을 노리는 물류기업의 전략적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 매각은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선다. 유통업의 구조 변화, 노동 유연성, 자산의 금융화라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실험대다. 지금 이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단순한 인수 의지가 아닌 ‘산업 리스크+재무 리스크+사회 리스크’를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전략적 시야와 자본력이다. 티저레터는 완성됐지만, 이 퍼즐을 맞출 수 있는 플레이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해답이 한국 유통업계의 다음 10년을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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