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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보다 위에 선 전문경영인… HS효성, 60년 역사 깨고 ‘회장’ 실험에 나서다
  • 프로필이미지 홍태희
  • 등록 2025-12-27 23: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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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보다 위에 선 전문경영인… HS효성, 60년 역사 깨고 ‘회장’ 실험에 나서다

김규영 전 효성 부회장 회장 선임… 조현상 부회장 상급자 체제로 ‘가치경영’ 전면화

HS효성이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회장을 선임하며 지배구조와 리더십 모델에서 파격적인 전환을 단행했다. 창업주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회장에 오르며, 오너 3세인 조현상 부회장보다 직제상 상급자가 되는 이례적 구조가 현실화된 것이다. 국내 대기업 집단에서 보기 드문 ‘오너 위 전문경영인’ 체제의 출범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HS효성은 9일 김규영 전 효성그룹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고, 이를 포함한 10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026년 4월 1일 정식 취임할 예정으로, 이 경우 조현상 HS효성 대표이사 부회장보다 직제상 상급자가 된다. 1966년 효성 창립 이후, 그리고 2024년 효성에서 분할돼 출범한 HS효성까지 포함해 60년 역사상 첫 전문경영인 회장 선임이다.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김규영 회장은 1972년 효성의 모태 기업인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언양공장장, 안양공장장, 중국 총괄 사장, 효성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기술원장을 거친 ‘정통 효성맨’이다. 특히 스판덱스 개발을 포함한 섬유 기술 경쟁력 강화와 품질 혁신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2017년부터 8년간 효성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전반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HS효성 측은 이번 인사가 조현상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경영 철학을 제도화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회사는 “HS효성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며, 오너 여부와 무관하게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든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조 부회장의 지론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그동안 ‘소유와 경영의 분리’, ‘가치 극대화를 위한 준비된 리더십’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온 인물이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수장 교체를 넘어 HS효성의 경영 기준을 명확히 드러낸다. HS효성은 ▲기술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가치경영 ▲실적 중심의 성과주의 ▲다양성에 기초한 인재 발굴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이번 정기 인사에서는 글로벌·AI·DX 등 미래 사업과 직결된 인물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공급망 안정화와 물류 사업을 담당해온 송성진 트랜스월드 PU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HS효성은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송 부사장의 경험이 회사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양정규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 전무 역시 부사장으로 승진해, AI·디지털전환(DX) 사업을 이끈다. 그는 그룹이 국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11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기획관리 부문에서는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개선 성과를 인정받은 박창범 상무보가 신규 임원으로 발탁됐고, 여성 임원으로는 효성 공채 출신으로 신사업 기획을 이끌어온 정유조 상무보가 선임됐다. 다양성과 내부 성장 경로를 동시에 고려한 인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재계에서는 HS효성의 이번 선택을 ‘지배구조 실험’이자 ‘차세대 대기업 모델’로 해석하고 있다. 오너 3세가 전면에 나서면서도, 그 위에 전문경영인을 둔 구조는 오너 리더십과 전문성의 긴장을 제도 안에서 관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성과와 가치로 리더를 선출하겠다는 메시지가 실제 인사로 구현됐다는 점에서 파급력도 작지 않다.

HS효성은 “새로운 진용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조현상 부회장이 강조해온 ‘가치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너 중심 경영이 여전히 주류인 국내 재계에서, HS효성의 실험이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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